새삼스럽게 이제와서 이런 포스팅을 다시 하는 이유는, 이년만에 다시 말을 걸어온 사람이 있었기 때문.
이제는 MSN에서 '누구야'에 분류되어 있는 그 사람은, 타인의 이야기를 하며 내게 말을 걸었다.
(사족. 내 MSN은 소중한/인연/지인/알아/누구야 로 분류되어있다.)
이별에 대해서 생각한다. 좋게좋게 헤어지는 이들도 분명 있다. 만나면 헤어지는건 이 세상의 당연한 이치고, 법칙이다. 헤어짐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가족, 친지와의 헤어짐. 친구와의 헤어짐. 졸업, 퇴사,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다음주에 휴가 나오니까, 밥을 사달란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반 농담으로 대답했다. 가난한 학생을 등쳐먹으려고! 원래 밥은 휴가나온 군인이 사는거야. 그랬더니 그러더라. PSP를 사느라 40만원 가까이 썼단다. 그래서 돈이 없단다. 40만원, 40만원, 40만원. 그랬지. 항상 당신은 자신이 원하는 걸 구입하는데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지. 그 대상이 나는 아니었지만 말야. 그래서 화가나길래, 그랬지. 내가 산게 많냐, 네가 산게 많냐. 내 친구들에게 밥 한번 사준 적 있냐. ....답변이 가관이었다. 이거 사달라고했다가 되려 사줘야될거 같은 느낌인데-_- 하하. 란다. 그래서 됐다고 했다. 그랬더니 안도의 한숨이란다. 여전히 멋지다. 브라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단다. 한눈에 반했다고. 그래서 누구냐고 물었다. 대답해주더라. 당황스러웠다. 당신덕에 나는 얼마 전 까지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이제사 맘을 다잡았는데. 이제야 제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됐는데. 그래, 그렇구나. 하지만 당신도 지금까지 힘들어했을지 몰라. 그렇게 생각했지만, 역시 당황스럽다.
당황해하며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친구가 화를 내며 말해주었다. 이런이런 일이 있었다. 여전히 약속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에게 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당신의 태도를 보았다. 치졸한 변명을 하는 당신을 보았다. 어색한 말투를 쓰는 당신을 보았다. 생각하고 있었던 것 보다 훨씬 아래. 친구는 이제 당신을 완전히 제껴놓았다고 했다. 난 절망감에 몸을 떨어야 했다.
그 이야기를 듣기 전 까진 괜찮았다. 그래, 분명. 얼마 안돼는 당신과의 추억을 좋은 것으로 남기고 싶었다. 과거의 나 자신을 부정할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당신은 부정하라고 말해주더라. 당신에게 물었었지. 나와 사귀었던 걸 어떻게 생각했냐고. 당신은 대답을 회피했다. 그래서 먼저 말했다. 개에 물렸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렇게까지 추억이 없는 경우도 드물테지. 그랬더니 그러더라. 자기는 삽질한 기분이라고. 그랬지. 응. 처음부터 그랬다고. 그래, 당신은 처음부터 그랬구나. 나는 아니었는데. 표현을 빌려, 더 질이 안 좋아질 부분도 남아 있었네.
허탈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야, 맞는 부분도 있네. 당신도 긍정했지. 이상한 부분에서 맞는다고. 근데, 알고 있어? 난 당신에게 맞추려 노력했었다는 것. 당신을 위해 당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전부 해봤었다는 것. 하하. 근데 당신은 아니었잖아. 근데 왜 그런 당신이 나와 당신은 맞지 않았다고 말하는걸까. 난 이해할수가 없어... 내가 당신에게 미안해 할 필요 없겠구나, 하고 말했을 때, 당신은 무슨 소리냐고 물었지. 그래. 당신은 한번도 날 이해하려 하지 않았지. 언제나 당신의 아픔이, 당신의 힘듬이, 당신이 먼저였잖아. 내가 왜 당신에게 기대지 않았는지 아직도 모르지? 내가 왜 당신에게 힘든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지 당신은 여전히 모르지? 내 품에서 우는건 당신이었거든. 기대오는 당신을 위해 난 서있어야 했거든. 하하. 결국 쓰러져 버렸지만. 쓰러져서, 다친 상처에 아파했지만, 그때도 여전히 당신은 날 이해하지 못했고, 이만큼이 흘렀는데도 나도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나봐. 이제와서 또 충격을 받을 건 뭐람. 당신을 다시 믿었던 나는 뭐람. 하하.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불가능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불가능하다. 사랑하면 헤어지지 않는다. 결국 이별이라는 건, 사랑이 없기 때문인거다. 정정할게. 난, 당신을 사랑한 적 없어. 단 한번도.
# by 오루카 | 2006/09/16 16: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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